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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표 풍납공장 철거위기...건설현장 노심초사

건설경제연구원 2021.06.16

서울 생산량 14% 책임...도심 강남권 유일

서울 內 도시정비 ·공공재개발 사업 비상

서울 지역 레미콘 생산량의 14%를 차지하는 삼표산업의 풍납레미콘공장이 일부 철거 위기에 놓이면서 서울 내 건설현장에 비상이 걸렸다. 서울시의 레미콘 차량 운행 통제로 현재도 수급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 속에, 풍납공장까지 문을 닫게 되면 적정 품질의 레미콘 확보가 어렵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재개발ㆍ재건축 등 정비사업에 타격을 입혀 주택공급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구청장 박성수)는 지난 7일 삼표산업 풍납공장의 일부 구역 철거를 개시했다. 토지경계에 설치한 시설물 철거를 시작으로 이달말까지 작업을 완료할 예정이다. 철거 대상 부지는 공장 전체 면적의 17.8%인 3769㎡ 규모다. 철거 이후에는 문화재 발굴 조사에 들어간다. 나머지 부지는 철거 여부를 두고 송파구와 삼표가 소송 중에 있다.

레미콘 업계에서는 풍납공장이 1∼2년 안에 문을 닫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송파구의 부지 확보 의지가 워낙 강한 탓이다. 송파구는 풍납공장 철거 후 백제 위례성 성벽과 해자(적의 접근을 막기 위해 설치한 인공호수)를 발굴해 역사공원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이다.

풍납공장이 완전히 철거되면 서울 내에서 진행 중인 도시정비사업, 공공재개발 등 건설사업은 레미콘 수급 불안 문제로 지연될 가능성이 크다.

현재 서울 내 레미콘 생산기지는 삼표 성수공장(1080㎥/hrㆍ이하 생산능력), 천마콘크리트 세곡공장(720㎥/hr), 신일씨엠 장지공장(720㎥/hr), 삼표 풍납공장(420㎥/hr) 등 4곳 정도다.

이 중 성수공장과 풍납공장은 서울 내 현장 접근이 유리한 기지로 통한다. 나머지 두 곳은 경기권에 인접해 생산된 레미콘을 서울로 운반하려면 적지않은 시간이 걸린다. 레미콘은 출하에서 현장 타설까지 90분 내 이루어져야 한다.

건설업계에서 우려를 제기하는 대목이다. 건설사 자재구매 담당자는 “레미콘의 생명은 출고 후 90분이다. 이를 넘기면 굳기 시작하는데 조금이라도 굳으면 건설자재로 쓸 수 없다”면서, “외곽에서 서울로 들어올 때 발생하는 극심한 교통체증을 감안하면 서울 내 건설공사에서 풍납공장이 차지하는 위치는 절대적”이라고 말했다.

서울 도심(사대문 안)을 통과해야 할 경우 문제는 더욱 심각해진다. 서울시에서는 365일 오전 7시부터 오후 10시까지 레미콘 차량의 도심 진입을 제한하고 있다. 결국 우회할 수밖에 없는데, 서울 내 기지와 서울 외곽의 기지에서의 운송시간은 천지 차다. 사실상 하루에 한 차례, 그것도 아침 작업 개시 전 새벽에 레미콘을 공급받아야 하는 도심 내 건설현장은 말할 것도 없다.

작년 서울 도심에서 공공 건축공사를 진행했던 현장소장은 “풍납공장과 성수공장이 없었다면 공기 준수가 어려웠을 것”이라며, “풍납공장이 완전히 철거되면 현재 서울에서 진행하는 재개발ㆍ재건축 등 정비사업은 거의 대부분 공기를 조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 2.4 대책을 통해 2025년까지 서울에서 총 32만3000가구를 공급하기로 했다. 이 가운데 신축 매입을 제외한 29만8000가구가 건설 물량이다.

한편, 삼표산업은 풍납공장 철거로 인한 생산량 차질은 최소화하며 건설 성수기에 레미콘 수급이 원활히 진행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입장이다. 삼표 관계자는 “이번에 철거된 부지는 공장 초입 부분이어서 생산량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않기 때문에 건설사들이 크게 긴장할 필요는 없다”면서도, “일단 작년 8월 송파구와 서울시 등을 상대로 토지인도 결정이 부당하다는 취지의 행정소송을 제기한 상태여서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최지희기자 jh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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